과학자 밴드인 ‘The Scientists’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자신들의 사랑 노래 ‘엔트로피 사랑’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과학이라면 일단 어려운 느낌부터 든다. 딱딱한 수식, 복잡한 계산과 번거로운 실험,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이론과 법칙들. 하지만 그 껍질을 조금 뚫고 들어가 보면 신기한 것을 찾아가는 아이의 마음을 만나고, 호기심을 지식과 지혜로 바꾸려는 열정과 마주하게 된다. 정확함을 위해 냉철한 태도를 가질 뿐 사실 과학자들은 뜨거운 가슴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래서 역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긴 위대한 과학자들은 열정적인 러브 스토리들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과학자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자신들의 사랑 노래 ‘엔트로피 사랑’을 발표했다. 이 노래는 빅뱅 이후 한번도 줄어들지 않는 물리량인 엔트로피를 커져가는 사랑에 비유한 것으로, 세간에서 흔히 쓰이는 사랑의 언어와는 조금 다르지만 각자 전공 분야의 개념들을 빌어 유머러스하게 사랑을 표현했다. 앨범에는 12명의 현직 교수, 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이 참여했다.
음악과 과학은 전통적으로 서로 가까운 장르는 아니다. 악기 연주를 취미로 즐기는 과학자들은 간혹 있지만 막상 과학을 곡의 소재나 표현 수단으로 활용한 대중음악 작품은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정도다. 제작사인 과학과 사람들은 그런 가운데 과학 문화의 사각지대인 우리나라에서 과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유래 없는 음악 프로젝트가 실현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는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윤성철 교수, 물리학자 이종필 박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 천문학자 이강환 박사,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키네틱 아티스트 엄윤설 작가, 기계 공학자 유만선 박사, 과학과 사람들 원종우 대표 등 1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과학을 주제로 대중을 만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온 과학자들이다.
‘엔트로피 사랑’은 참여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파트를 돌아가며 부르고 뒷부분에서 합창을 함께 하는 이른바 ‘We Are the World’ 스타일의 곡이다. ‘궁’ 사운드트랙 등으로 잘 알려진 에쓰닉 밴드 ‘두번째 달’의 최진경이 작곡을 맡았고,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 있네’를 통해 과학 대중화의 대표 브랜드가 된 과학과 사람들이 작사를 담당했다. 또 많은 영화와 뮤직 비디오 촬영 경험을 가진 전문 스태프가 비디오 제작을 위해 합류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이번 노래를 필두로 과학과 사람들은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과학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편견을 씻고, 누구나 과학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트로피 사랑’ 음원은 바이닐(www.bainil.com)에서 구입 가능하고 뮤직비디오는 2월 13일 이후 과학과 사람들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엔트로피 사랑 가사
아주 오랜 옛날 빅뱅 초신성 폭발, 너의 모든 것을 빛나게
백 삼십팔억년 지나 우리 이제 만나, 지구라는 작은 곳에서
나보다 똑똑하고 잘난 외계인들도 있겠지만
언젠간 번쩍이고 멋진 로켓이 머나먼 우주로 떠나 가겠지만
그래도 빛보다 빨리 날 수는 없기에 찾지 못해 만나지 못해
이 넓은 우주 속에 우린 함께 있어 (가속팽창 하더라도) 서로 멀어지지 않아
우리도 언젠가 사람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겠지
하지만 우리 서로 사랑하듯이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너를 만나기 위해 박테리아에서 진화해 여기에 왔어
우리도 공룡처럼 사라지겠지만 그날은 아직 멀었지
세상 모든 것이 그저 정보라 해도 이 세상 모든 것이 있고 동시에 없고
내 가슴 속의 네트워크 위엔 너라는- 링크뿐
그댄 블랙홀 같던 내 맘을 녹이고 어둔 내 안에 마침내 새로운 빛을
우리 사랑은 줄지 않는 엔트로피처럼 매일 매일 더욱 커져만 갈 거야
나는 티라노를 감싸는 깃털처럼 너의 체온을 붙잡아 지켜 주고
3단 로켓처럼 너를 세번 밀어줄께 자유롭게 저 밝은 별까지
과학과 사람들 소개
제작사인 과학과 사람들은 총 800만 다운로드의 <과학하고 앉아 있네>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션 업체다. 과학의 정수를 대중에 전달하기 위해서 쉬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친절함이라고 여기는 과학과 사람들은 팟캐스트와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들을 통해 기초과학의 다양한 핵심 개념과 그와 연계된 인문학적 통찰을 편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풀어 내어 성인을 중심으로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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